SK하이닉스(000660)가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 및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SK리츠에 이천캠퍼스의 수처리센터 매각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SK리츠는 이번 거래를 위한 인가 신청을 이날 국토교통부에 접수했다. SK하이닉스와 SK리츠는 7월 중 이사회 의결을 거쳐 거래를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인가가 나오면 매매 대금을 확정하고 올 하반기 중 자산 양수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수처리센터의 매각 대금을 약 1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 설비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차입을 통한 투자뿐 아니라 자산 유동화로 자산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트렌드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비핵심 자산인 수처리센터의 유동화를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수처리센터를 매각한 후 이 시설을 SK리츠로부터 임차해 사용하게 된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기술 개발과 미래 산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핵심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부진 속에 미래 대비를 위한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1분기 1조 6949억 원의 회사채에 이어 4월에는 2조 2377억 원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최근에는 하나은행에서 20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
회사는 반도체 가격 하락, 수요 위축 등으로 최근 분기마다 수조 원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지만 첨단 반도체 공장 증설 등 하반기 반등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회사는 “현금 유동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에서 자산을 슬림화하고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기업들에 매우 중요해졌다”며 “이에 따라 자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애셋 라이트’ 실행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