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만기가 도래하는 중국의 주식형펀드 규모가 280억 달러(약 36조 50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뜩이나 약한 중국 경기 회복세로 주식도 맥을 못 추는 가운데 이 같은 요소가 증시에 새로운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 업체 모닝스타를 인용해 지난 3년간 중국 뮤추얼펀드에 묶여 있던 돈이 2000억 위안(약 280억 달러) 이상이며 이들이 곧 만기를 맞는다고 보도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2020년에 3년 만기로 출시된 38개 주식 관련 펀드의 5월 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0.4%였다. 2021년에 2년 만기로 출시된 13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3%를 기록했다. 올해 만기를 맞는 185개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3.3%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주요 헤지펀드 회사인 상하이방샤투자관리센터는 최근 “3년 만기 뮤추얼·사모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상하이전망투자운용의 양루이 매니저는 “펀드가 기록한 손실과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을 고려할 때 만기 후 환매의 물결이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대표 주가 지표인 CSI300의 경우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3월 3530선까지 떨어졌다가 2021년 2월 5800선까지 회복됐지만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해 최근 38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재 중국 주식 투자자의 인내심도 바닥이 나고 있다. 지난해 인화펀드매니지먼트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식 비중이 높은 펀드에 투자한 사람 중 약 57%가 펀드를 6개월 미만 보유했고 이 가운데 약 15%가 1주일 내 환매했다. 투자자들은 펀드에 가입할 때는 시간을 두지만 환매할 때는 재빠르게 단행하는 경향도 보였다. 인화매니지먼트는 “이미 ‘신뢰의 위기’에 처한 펀드매니저들이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