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다낭 신라, 양곤 롯데…위탁운영 늘리는 호텔업계

시그니엘도 하노이에 수출 예정

임차료 부담 없고 리스크 적어

외부변수에도 안정적 성과 가능

해외진출 땐 적은 비용에 확장





국내 호텔기업들이 위탁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인터컨티넨탈, 힐튼, 메리어트 등 글로벌 호텔체인들이 위탁 경영을 주로 했지만, 팬데믹 이후 국내 호텔들은 발전된 실력을 기반으로 위탁 운영을 늘리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건물 임대를 통한 직영 체제였다면, 위탁 운영은 임차료 부담 없이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거나 컨설팅을 도와주는 방식이다. 이는 리스크를 줄여 외부 변수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아울러 ‘경영 노하우’라는 무형 자산을 해외에 수출해 인지도를 높이고 수익을 낼 수도 있다.



1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화(000880)호텔앤드리조트는 오는 10월부터 인천국제공항 인근 영종도에 오픈하는 5성급 인스파이어호텔 3개동의 위탁 운영을 맡는다. 이 곳은 여수 벨메르, 마티에 오시리아에 이어 한화가 세 번째로 위탁 경영하는 사업장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그동안 쌓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관광 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호텔들은 팬데믹 기간 적자가 불어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위탁 경영 강화에 돌입했다. 호텔 별로 위탁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애셋 라이트(aslight)’를 목표로 하는 점은 동일하다. 부동산의 기대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성장에 집중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부동산 유동화’ 전략인 셈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호텔롯데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시그니엘 부산’ 오픈 행사에서 “5년 간 호텔 객실 규모를 지금의 2배인 전 세계 ‘3만실’로 확충하겠다”는 ‘K-호텔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이후 엔데믹 시점에 맞춰 위탁 운영사로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에 진출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강화했다. 호텔롯데는 타슈켄트, 양곤, 사마라에 이어 지난 2020년 9월 시애틀까지 호텔 위탁 운영을 총 4곳으로 확대했다. 오는 2025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시그니엘 브랜드를 수출할 예정이다.

호텔신라(008770)는 지난 2020년부터 글로벌 체인호텔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신라스테이는 건물 임대를 통한 직영 체제를 고수해 왔지만, 지난 2021년 서부산을 시작으로 위탁 운영을 시작했다.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 모노그램, 더신라 등의 브랜드로 16곳에서 임대 운영과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이 중 신라모노그램 다낭, 거제삼성호텔, 신라스테이 서부산·여수를 위탁 운영 중이다. 이어 이르면 내년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 인근 산호세에 들어설 비즈니스 호텔에 ‘신라스테이’ 이름을 빌려주고 컨설팅을 해주는 위탁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서울 우이동에 위치한 파라스파라와 양양 코랄로바이조선 등 2개 사업장을 위탁 운영 중이며, 파르나스도 지난해 용산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의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적자를 경험하며 호텔 기업들은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위탁 경영을 선호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도 브랜드 수출을 통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