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勞 최저임금 과속 인상 요구…일자리 없애는 자충수 접을 때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1일 제12차 전원회의를 열어 노사 양측의 3차 수정안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입장 차가 워낙 커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보다 210원 적은 시급 1만 2000원을 2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보다 24.7%나 높은 수준인 데다 경영계에서 제시한 9700원과도 2300원의 격차를 보인다. 노동계는 막판까지 20% 이상의 임금 인상을 고집할 가능성이 크다.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13일 제13차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투표에 부쳐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은 일자리 감소와 자영업자 몰락 등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임원 4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에 ‘신규 채용 축소·폐지(41.2%)’ ‘자동화를 통한 기존 인력 대체(28.8%)’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아시아권 1위이며 미국 20개 주보다 더 높다. 문 정부 5년간 최저임금이 41.6%나 인상된 탓이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위 안팎에서 거론되는 ‘최저임금 1만 원’도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의뢰로 최남석 전북대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에서도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인상될 경우 일자리가 최대 6만 9000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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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추가로 오르면 영세기업의 경영난 가중, 수출 경쟁력 하락 등을 초래해 회복 기미를 보이는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19% 감소하고 소비자물가지수는 1.05%포인트 올라간다. 노동계는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공익위원들도 우리 경제의 현실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은 소중한 일자리를 없애고 취약 계층을 더 큰 고통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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