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원조를 받다가 회원국이 된 유일한 나라인 한국이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십시오.”
11일 SK(034730)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한국고등교육재단 지원으로 해외 유학을 떠나는 장학생 30명에게 장학 증서를 수여하며 이같이 당부했다.
최 회장은 선친인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에 이어 1998년부터 재단의 2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인재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최 회장은 매년 장학 증서 수여식에 빠짐없이 참석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덕담을 건네는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후 나라를 재건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로 SK그룹도 창립 70주년을 맞았다”며 “정전 이후 이 만큼의 고도성장을 이룬 것은 인재 덕분이고, 재단을 세운 것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 근원을 생각하라)’이라는 사자성어를 들며 “주변 사람과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잊지 않고 이를 다시 사회에 환원할 방안을 고민해야 전정한 리더”라며 “대한민국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만드는 책무가 여러분 어깨에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매진하는 이유를 ‘음수사원’과 연결하며 “한국이 가난했던 시절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기 위함”이라며 “부산엑스포를 각 나라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플랫폼’으로 만들어 세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최근 다리를 다쳐보니 몹시 불편하고 힘들다”면서 “공부 프로그램을 짜듯이 건강 프로그램도 스스로 짜서 실천하기 바란다”며 장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당부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최 선대회장이 1974년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며 설립한 기관이다.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재단명에도 회사 이름을 넣지 않았다.
재단은 한국 학생들이 해외 교육기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지난 48년 동안 해외유학장학제도·대학특별장학제도 등을 통해 4000여 명의 장학생을 지원했고 세계 유수 대학의 박사 860여 명을 배출했다.
선친에 이어 1998년 제2대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기존 장학 사업 외에도 세계 학술기관과의 교류와 청소년 대상 지식 나눔 등 재단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