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단독] "유럽 거점 폴란드 잡자" 수은·무보 후방지원

폴란드 경제개발은행과 MOU

韓기업 수출 자금조달 창구 넓혀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맞춰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폴란드 국책은행과 금융 협약을 맺는다. 양국 금융 공기관들은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기 위해 공동으로 수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과 무보, 폴란드 경제개발은행(BGK)은 3자 간 금융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이르면 이번 주에 체결한다. 경제사절단으로 윤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윤희성 수은 행장과 이인호 무보 사장이 직접 체결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BGK는 폴란드의 유일한 국영은행으로 에너지·도로 등 역내 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에 들어가는 자금을 지원해왔다. 이번 협약에 관여한 한 공기업 관계자는 “BGK가 단일 프로젝트에 수억 달러의 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만큼 우리 기업의 수출 자금 조달 창구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구체적인 금융 지원 방식이나 규모는 추가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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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기관은 윤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협약 내용을 조율해왔다.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인프라 및 원전·방산 분야의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국 기관은 국내 수출 기업이 해당 사업에 참여할 경우 대출과 보증·보험을 폭넓게 제공하는 내용의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양국 기관은 특히 폴란드 내 플랜트 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이 폴란드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는 등 국내 건설 업체들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낸 만큼 자금을 지원해 추가 프로젝트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신(新)수출 시장으로 떠오른 폴란드 진출을 위해 금융 공기업들이 잇달아 후방 지원에 나서는 형국이다.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건당 수출 규모가 조 단위를 넘어가는 방산이나 플랜트 사업을 진행할 때 발주국에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수주 국가에 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발주국의 요청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공기업 대출 역량을 사전에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국은 수은의 신용공여(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수은의 대출 한도는 법정자본금 한도에 좌우되는데 현재 15조 원인 한도를 높여 대출 여력을 늘리기 위해서다. 이번 개정은 우리 방산 물자를 수입하려는 폴란드가 추가 금융 지원을 요구한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양국 기관 간 협약이 우리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을 위한 마중물이 될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 기업이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양국 금융기관이 소요 자금을 융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허브”라며 “많은 나라가 폴란드와 협력해 우크라이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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