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 반등을 견인하고 있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에서 전 고점을 뛰어넘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과 거래가가 동반 상승하며 매매 시장에 온기가 퍼지면서 서울 외곽 및 소형 아파트에도 온기가 번질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세 달 연속 3000건을 넘었다. 전날까지 신고된 건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058건으로 4월 3189건, 5월 3419건에 이어 세 달 연속 3000건을 돌파했다.
이달 말일까지 신고 기한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직전 최대 거래량이었던 2021년 8월(4065건)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거래 정상화의 기준을 월별 거래량 5000건 전후로 보고 있다. 거래절벽을 겪은 지난해 월별 평균 거래량은 997건에 그쳤다. 올해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후 월별 거래량은 올 1월 1417건, 2월 2458건, 3월 2984건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강남 3구다. 지난달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 고점인 2021년 가격을 뛰어넘는 금액에 거래가 속속 체결됐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이 한창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4차 전용면적 208㎡은 지난달 27일 64억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최고 가격인 2021년 1월 52억 9000만 원보다 21%(약 11억 원) 높은 가격이다. 인근 현대 8차 전용면적 163㎡도 지난달 49억 50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2021년 8월 거래가인 48억 7000만 원보다 8000만 원 높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117㎡도 전 고점을 돌파했다. 지난달 13일 50억 5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전 고점 가격인 43억 5000만 원(2021년 11월)보다 16%가량 높은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 119㎡도 지난달 24일 34억 5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2021년 11월 거래 가격인 34억 원보다 소폭 높았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84㎡도 지난달 17일 25억 6000만 원에 거래가 체결됐는데 전 고점인 2021년 11월(28억 2000만 원) 가격의 91% 수준으로 회복했다. 은마 인근의 한 공인 중개 업소 관계자는 “은마가 위치한 강남구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고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매할 수 있음에도 조합 설립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매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는 조합 설립 인가 이후 주택을 매입하면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강남 3구의 거래량은 올해 1월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12월 거래량은 서초구 29건, 강남구 39건, 송파구 86건으로 100건을 밑돌았지만 이날까지 신고된 건 기준 지난달 거래량은 각각 119건, 161건, 234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 중대형 평형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서울 외곽 소형 평수들도 시차를 두고 오르게 된다”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완만하게 상승을 이어가게 되면서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던 역전세난 우려도 예상보다는 작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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