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구글·페이스북에 ‘디지털세 부과’ 합의 수준 높였지만…발효 1년 연기

143개국 중 138개국가 IF총회서 승인

글로벌 대기업 수익 낸 국가서 세금 원칙

6년여 논의 끝 연말께 회원국 서명 기대

2025년 발효 뒤 삼성·SK하이닉스 부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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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43개국이 디지털세 도입 합의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수익을 창출한 국가에서 세금을 낸다는 원칙을 마련한 뒤 6년 여 간 논의를 거쳐 다자조약의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발효 목표는 1년 연기됐다. 2025년 발효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 다자조약안을 최종 공개하고 회원국 서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발효를 기대했지만 논쟁을 해소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셈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0일부터 12일(현지시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프랑스 파리에서 제15차 총회를 열어 143개국 가운데 138개국의 승인을 받아 디지털세(필라1, 2)에 대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성명문은 ‘필라1’(pillar·기둥)Amount A과 Amount B 외에 ‘필라2(원천지국과세규칙)’ 및 이행 지원을 핵심으로 한다. 먼저 필라1 Amount A은 세계 각국에서 돈을 번 글로벌 기업이 본국뿐 아니라 실제로 수익을 낸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기존 조항의 근거를 마련했다. 국제조세에 있어서 공정한 과세권의 배분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재부는 전통적인 방식의 국제조세 과세제도는 일정한 고정시설이 있는 경우에 과세가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Amount A 도입으로 새로운 디지털 경제에 맞는 과세기준을 도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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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1 Amount B는 다국적 기업의 국제거래에 있어서 정당한 거래가격(정상가격) 산출 방식의 표준화와 단순화가 가능한 조항이다. 이를 통해 그간 빈번하게 발생하던 기업과 과세당국간 이전가격 과세 분쟁을 줄여나갈 수 있으며, 개도국의 정상가격 과세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국제거래 과세에 있어서 기업들의 납세협력비용을 경감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필라2에 담긴 원천지국과세규칙은 이자, 사용료 등 지급금이 수취국에서 9% 미만의 조정명목세율로 과세되는 경우 소득을 지급하는 국가(원천지국)가 추가세액을 징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개발도상국에 한정해 한국은 대상 국가에서 제외됐다. 앞서 필라2는 다국적기업이 세계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해도 글로벌 최저한세(GloBE)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도록 하는 조항을 반영한 바 있다. 이미 2021년 합의를 완료해 2024년 이후에 다수 국가에서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성명서의 승인은 디지털세의 전체적인 체계가 완성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앞으로 필라1 Amount A는 2025년 발효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에 다자조약(MLC)안을 최종 공개하고 이후 회원국들이 조약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발효시 조약 규정에 따라 2026년 또는 2027년 시행될 예정이다. Amount B는 현재안에 대한 공청회를 오는 9월1일까지 진행하고, 연말까지 추가적인 논의를 지속한다. 이후 내년 1월에 Amount B 최종안을 OECD 이전가격지침(TPG)에 반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필라2 원천지국과세규칙을 위한 다자협약(MLI)은 10월 2일 이후 서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디지털세 도입에 국제사회의 합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경우 구글 등으로부터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돼 세수 증대 효과가 기대되지만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같은 우리 글로벌 기업도 디지털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득실을 따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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