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이 이르면 9월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앵커투자자로 참여시키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투자자는 다수의 투자자 중 역할이 크고 다른 투자자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12일(현지 시간) 두 회사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보도했다. ARM의 주요 고객인 엔비디아는 350억~400억 달러(약 45조~51조 5000억 원) 상당의 감정가로 투자를 모색 중이며 ARM 소유주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감정가를 약 800억 달러(103조 원)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각각 ARM 지분 75%, 25%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앞서 ARM의 가치가 300억 달러(약 39조 원)에서 700억 달러 (약 90조 원) 사이일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가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엔비디아를 앵커투자자로 유치하면 기업공개(PO)에 대한 관심과 모멘텀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9월 ARM을 엔비디아에 400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나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인텔과 퀄컴·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ARM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이 ARM의 IPO에 앵커투자자로 참여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ARM은 나스닥 상장으로 100억 달러(약 13조 원)가량을 조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알려져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