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만원'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최저임금 심의 '역대 최장' 될 듯

[최임위, 18일 추가 논의]

5차 수정안, 노사 격차 13.4%

내주 결정한다면 '109일' 달해

어떻게 결론나도 진통 불가피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 사용자위원인 류기정(왼쪽)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 사용자위원인 류기정(왼쪽)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다음 주 회의를 한 번 더 열기로 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노사의 입장 차가 워낙 큰 탓에 최종 결정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노동계), 사용자(경영계), 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회의의 관심사는 노사가 5차 수정안을 통해 임금 수준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 여부였다. 직전 회의만 하더라도 최저임금위가 이번 회의에서 5차 수정안으로 논의한 뒤 표결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양측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다음 주 한 번 더 회의를 열고 최저임금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저임금위 내 공익위원들은 노사가 합의할 수 있도록 논의 기한을 더 두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15일까지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저임금이 그전에 결정될 경우 총파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만일 최저임금위가 다음 주 18일 다시 회의를 열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면 심의 기간(고용노동부 장관 3월 31일 심의 요청 기준)은 역대 최장인 109일에 달한다. 최근 15년 동안 최장 심의 기간은 2016년 기록했던 10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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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는 이날까지 104일간 심의하는 동안 임금 수준 차이를 26.9%에서 13.4%로 13.5%(5차 수정안 기준) 좁히는 데 그쳤다. 올해 최저임금보다 26.9% 오른 1만 2210원을 최초로 원했던 노동계는 5차 수정안에서 14.8% 상승한 1만 1040원을 제시했다. 반면 올해 최저임금과 같은 수준을 원했던 경영계는 1.4% 오른 9755원을 최저임금위에 제출했다. 서로의 양보로 접점을 찾기에는 너무 큰 간격이다.

노사는 고물가, 경제 상황, 근로자 생계, 자영업자 지급 여력 등 임금을 결정하는 제반 요인을 각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면서 심의를 이어왔다. 여기에 위원 교체 및 동수 문제, 정부 가이드라인 보도 진위 논란 등이 예기치 않게 불거지면서 심의가 난항을 거듭해왔다. 이날도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취약 계층은 지난해와 올해 물가 폭등과 실질임금 하락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계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많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폐업을 고민할 상황에 놓였다”며 “최저임금은 노동시장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강행 규정인 만큼 신중하게 인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내년 최저임금의 최대 관심은 사상 처음으로 1만 원을 돌파할지 여부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5%였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2.87%, 1.5% 인상에 그쳤지만 2018년(16.4%)과 2019년(10.9%) 급격하게 올라 최대한 인상 폭을 낮춘 측면이 있다. 내년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으려면 인상률은 3.95%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공익위원은 합의를 원하지만 노사는 임금 수준에 대한 입장 대립이 팽팽해 합의를 한 전례가 드물다. 역대 심의 중 합의는 7번뿐이다. 이 때문에 공익위원이 제시한 안을 표결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게 관례처럼 됐다. 최저임금이 결정되더라도 노사 모두 불만을 쏟아낸 이유다.

최저임금위는 8월 5일 고시일과 행정 절차를 고려해 다음 주까지 최저임금 심의를 마쳐야 한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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