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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임세령…재벌가 '올드머니룩' 뭐기에 Z세대 열광하나

버추얼 인플루언서 인스타그램 캡처 (@feli.airt)버추얼 인플루언서 인스타그램 캡처 (@feli.airt)




'올드머니룩'이 미국과 유럽의 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 젊은 층에도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올드머니(Old Money)는 집안 대대로 많은 자산을 가진 기득권 상류층을 일컫는 단어로, 신흥 부자를 뜻하는 뉴머니(New Money)와 구별된다. Z세대 사이에서 뉴머니는 부를 과시하는 화려한 이미지로 소비되는 반면 올드머니는 고상하고 기품 있는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 MZ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은밀한 부(stealth wealth)’와 같은 용어도 ‘올드머니’와 맥락을 함께한다.

올드머니룩은 '올드머니'의 이미지가 패션으로 확장돼 화려한 컬러나 패턴을 지양한다. 대신 단정하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패션을 지향한다. 브랜드 로고를 드러내지 않아 “그 옷 어디 거야?”라고 묻게 되는 '은근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윤리적 방법으로 채취한 로로피아나의 캐시미어 스웨터나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샤넬의 트위드 재킷과 같은 질적인 완성도에서 결정된다.



올드머니룩의 또 다른 특징은 상류층의 일상을 패션에 녹여낸 점이다. 승마나 테니스, 요트와 같이 주로 부유층이 즐기는 스포츠 의상을 일상복과 결합한 룩이나 미국 명문 사립학교 교복에서 착안한 프레피룩이 올드머니룩의 범주에 들어간다. 올드머니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꼽힌다. 그가 생전 즐겨 입던 의상을 참고해 올드머니룩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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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내 ‘올드머니’ 게시글 캡처인스타그램 내 ‘올드머니’ 게시글 캡처


올드머니룩의 유행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틱톡 내 oldmoney(올드머니)와 oldmoneyfashion(올드머니패션) 키워드 조회수는 각각 73억 회, 2억9000만 회에 육박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올드머니 관련 게시글도 약 87만 건에 달할 정도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젊은 층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를 살펴보면, 지난 5월 초부터 ‘올드머니룩’ 키워드의 검색량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이후 속도가 점점 빨라져 7월 초 검색량은 5월 이전에 비해 100배 이상 뛰었다.

이처럼 올드머니룩이 국내외 젊은 세대 사이에서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벌어진 경제·사회적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이들과 IT 기술이나 자본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신흥 부자들이 공존하는 팬데믹 시대에 부의 양극화는 심각해졌다. 여기에 좌절감을 느끼고 갑자기 부자가 된 이들에게 반감을 갖기 시작한 젊은 세대가 '진짜' 부자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Psychological Science’ 저널에 발표된 심리학자 Lukasz Walasek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이 심한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명품 온라인 검색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심리학자 Shakaila Forbes-Bell은 높은 계층에 진입할 가능성이 작다고 느낄 때 더욱 ‘부자’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김은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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