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향해 “나라면 음식 조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공동 회견에서 프리고진의 신병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행방이나 현재 그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계는 알지 못한다”며 “누가 알겠는가. 나도 모른다. 러시아에서 프리고진의 미래를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내가 그라면 먹는 것을 조심하겠다. 내 음식을 계속 경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국장은 미국 온라인 매체 워존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러시아 연방정보국(FSB)에 프리고진의 암살 지령을 내렸다"며 "FSB가 암살계획을 세우고 이행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임무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서방에서는 푸틴이 반란을 일으켰던 프리고진을 그대로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의 정적 가운데 상당수가 독살당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 라이벌을 독살한 혐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8년 숨진 세르게이 스크리팔의 사례를 들었다.
스크리팔은 러시아 군사 정보국(GRU)에서 대령으로 근무하면서 영국의 이중 스파이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당시 영국 당국은 GRU가 스크리팔과 그의 딸을 독살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지난 2006년, 과거 푸틴 대통령과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동료이자 정치적 숙적이었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독극물이 든 홍차를 마시고 숨졌다.
이어 2020년에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공항에서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됐는데, 그의 몸에서는 독극물인 노비촉이 검출됐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이 다시 밀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일 가능성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은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도중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 망명을 조건으로 도중에 회군했으며, 푸틴은 최근 그를 만나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