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영(22·부산수영연맹)이 세계수영선수권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한국인 역대 최고 순위 타이인 9위에 올랐다.
이리영은 1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테크니컬 결선에서 200.8383점으로 9위에 올랐다. 결선에서 이리영은 예술 점수 90.7000점, 수행 점수 110.1383점을 받았다.
이리영은 전날(14일) 예선에서 201.7866점(예술 점수 91.4500점·수행 점수 110.3366점)을 받아 30명 중 8위로 12명이 얻는 결선행 티켓을 따냈다.
결선에서는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지만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를 세웠다.
현 점수 체계를 도입한 2013년 이후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부문(테크니컬, 프리)에서 세계선수권 결선에 진출한 한국 선수는 이리영 단 한 명뿐이다.
이리영은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 솔로 테크니컬에서 16위, 2019년 광주에서 같은 종목 15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다페스트에서는 예선 12위에 올라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결선 순위도 12위였다.
올해 후쿠오카 대회 예선에서는 지난해 12위보다 4계단 높은 8위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12명이 출전한 결선에서도 9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과거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으로 불리던 시절까지 시야를 넓혀도 이리영이 이번에 거둔 성과는 반짝반짝 빛난다.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이 세계선수권 솔로 부문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때 최유진이 달성한 9위다. 이후에는 톱 10에 든 선수도 2001년 후쿠오카 대회에서 10위를 한 장윤경뿐이었다. 이리영은 무려 25년 만에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부문 9위에 오른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이리영은 수영 경영 선수 출신인 어머니 신여정 씨와 육상 선수 출신 아버지 이백만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접한 이리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아티스틱 스위밍 저변이 넓지 않은 한국에서 이리영은 일찌감치 국내 최고 선수로 자리매김했고 세계 무대 중심부를 향해 조금씩 전진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이리영은 허윤서(압구정고)와 호흡한 듀엣 테크니컬(12위)과 솔로 테크니컬에서 모두 결선에 진출했다. 현 점수 체계 도입 후 동일 선수가 솔로와 듀엣 부문에서 모두 결선에 진출한 건 한국 최초였다.
이리영은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이번 후쿠오카 대회에서 듀엣 테크니컬에서는 예선 13위로 아쉽게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솔로 부문에서 새 역사를 썼다.
이리영은 "다른 나라에서는 20대 후반, 30대에도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로 뛰고 국제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며 "나도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실제 이날 결선에서는 베테랑 이누이 유키코(32·일본)가 276.5717점으로 우승했다. 은메달을 딴 바실리키 알레산드리(25·오스트리아)도 이리영보다 나이가 많다. 이리영은 18일 허윤서와 함께 듀엣 프리에서 나서 결선 진출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