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한대요?"
15일 오후 6시30분쯤 차량 19대가 물에 잠겨 있는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와 이어진 고가도로 위. 중년 여성은 울먹거리면서 기자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그는 계속 휴대폰을 걸고 또 걸었다. “딸이 친구와 같이 버스에 탔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요." 중년 여성과 같이 와 사고대응본부를 다녀온 동생은 “지하차도 물을 빼면서 양쪽에 둑을 만들겠다는데"라며 말을 다 잇지 못했다.
지금 오송 지하차도에는 비가 멈춰야 한다. 기자가 도착했을 당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다시 당장 큰 비가 올 것처럼 먹구름이 그대로다.
현장 구조대원들은 지하차도에 가득 들어찬 물을 빼내도 다시 주위 하천과 비로 채워지는 난관에 봉착했다. 길이 430m, 높이 4.5m 지하차도 양쪽 하천은 이미 둑을 넘어 인근 비닐하우스 천장만 겨우 보일 정도로 수위가 높다.
소방대원, 군인, 잠수부, 포크레인, 구명보트 현장 모두가 지하차도 안으로 당장 들어갈 기세다. 동시에 이들 표정에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망연자실한 감정도 서린다. 이 사고는 작년 한쪽 면이 붕괴된 고층 아파트사고처럼 인명 구조를 서두르다 추가 붕괴를 우려할 상황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지하차도에 찬 물은 잠수부가 물 속에서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흙탕물이다. 겨우 물 위는 보트로, 물 속은 수중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더 많은 구조인력과 장비가 오송읍과 사고 현장에 와야 한다. 현장은 실종자 수색이 길어질 상황이다. 세종에서 오송 지하차도로 오는 차도 주변도 이미 곳곳이 물에 잠겼다. 저지대로 이어지는 길마다 경찰이 진입을 통제할 정도다. 이미 대부분 길은 사람 발길이 끊겨 적막하다. 하지만 곳곳이 또 다른 사고가 날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망연한 표정으로 지하차도를 삼킨 물을 바라보고 있다. 고가차도에는 일반차들이 점점 늘어서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고 현장으로 달려온 가족들이다. 오후 7시50분쯤 지하차도와 차로 10분 거리인 오송생명로에는 다시 비가 내릴 기세다. 기상청은 오후 10시쯤 오송읍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제발, 지금 오송읍엔 비가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