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이 4년 전 홍콩의 한 랜드마크 오피스빌딩에 빌려준 2800억 원 규모의 대출금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의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이달 18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80~100%를 상각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은 2019년 6월 중순위(메자닌)로 이 빌딩에 2800억 원을 대출해줬다. 미래에셋측은 이 가운데 2500억 원을 펀드로 셀다운(재매각)했다. 펀드운용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맡았다.
하지만 대출에 보증을 섰던 홍콩 억만장자가 파산하고, 빌딩 가격이 급락하자 선순위 대출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가 권리를 행사해 빌딩을 매각해 원금을 회수했다. 이에 중순위 등 나머지 투자자들은 지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래에셋은 손실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본 펀드가 보유한 중순위 채권의 원리금 회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소송 등 법적 절차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세부내용이 구체화 되는대로 신속하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