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마녀사냥식 발언 멈춰라"…김은경 압박하는 비명계

金 "이낙연, 자기 계파 챙겨" 발언에

설훈 "개탄스럽다" 공개사과 요구

친명과는 불체포특권 두고 갈등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혁신위의 활동 방향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혁신위의 활동 방향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의 행보를 둘러싼 당 내홍이 심상치 않다. 친명계가 혁신위의 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당론 채택에 적극 나서지 않으며 거리를 두는 가운데 이번에는 비명계에서 혁신위를 압박하는 발언이 나왔다. 5선의 설훈 의원이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친낙계인 설 의원은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의 정체성부터 공부하라”며 김 위원장을 직격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분열은 혁신 대상’이라고 언급했다”며 “무슨 근거로 그런 발언을 했느냐”고 했다. 이어 “공명정대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혁신위원장이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낸 속내는 무엇이냐”며 “김 위원장의 발언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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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의원은 혁신위의 행보도 문제 삼았다. 그는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며 집단 지성의 민주주의를 꽃피워왔던 정당”이라며 “그런데 혁신위가 출범한 후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참신한 혁신 의제가 아니라 다른 목소리들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옐로카드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혁신위가 첫 번째 혁신안으로 내놓은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 의논한 13일 의원총회에서 당론 추인이 불발되자 혁신위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혁신 의지가 있는지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설 의원은 이 의총에서 불체포특권 포기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설 의원은 혁신위를 향해 공개적 사과를 요구했지만 혁신위는 직접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설 의원은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정인을 지목해 모욕적인 언사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혁신이라면 김은경 혁신위는 재정비해야 한다”며 “‘이 전 대표가 자기 계파를 살리려고 한다’는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서는 반드시 공개적인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분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당 구성원 전원을 대상으로 요청한 것”이라며 “특히 전·현직 지도부로서 책임 있는 분들께서 건강한 토론을 이끌어주기 바란다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혁신위를 둘러싸고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윤영찬·박용진·조응천 등 비명계 의원 31명에 이어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상태다. 친명계에서는 당내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온 비명계의 집단행동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은 18일 본회의 시작 전 열릴 의원총회에서 혁신위 쇄신안을 안건으로 올려 불체포특권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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