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급여 줄이고 무급휴가 강제" …중기 직원들 주4일제에 냉랭

◆본지·잡플래닛 220개사 조사

만족도 5점 만점에 2.9점 그쳐

"비용 쥐어짜기용 아닌가 의심"

/게티이미지뱅크/게티이미지뱅크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중소·벤처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근무시간으로 급여·복지를 줄이거나 무급 휴가를 강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데이터 테크 플랫폼 잡플래닛에 의뢰해 주 4일제를 도입한 220개 기업의 직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2.96점을 기록했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주 4일제를 도입한 기업의 총 만족도와 워라밸 만족도 모두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기업 평균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며 “주 4일제가 직원들의 만족도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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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비용 감축을 위해 주 4일제를 도입한 것이 직원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서 급여가 동시에 감소했다는 평가가 상당수였다. 주 4일제를 도입한 대신 급여도 20% 줄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근무시간을 줄인 대신 연차 차감을 의무화하거나 기존의 유급 휴가를 무급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한 호텔 브랜드 회사에 다니는 직원은 “업무 강도는 그대로인데, 주 4일제 도입 이후 급여는 오히려 줄었다”면서 “회사가 최근 투자한 사업이 분양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애당초 도입 목적이 ‘비용 쥐어짜기’가 아니었는지 의심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의류 회사에 다니는 또다른 직원은 “주 4일제를 도입하면서 연차를 아예 없었다”면서 “연차를 쓰면 무급 휴가만 가능하다보니 오히려 삶의 질이 악화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주 4일제가 정착하려면 신규 채용 확대 등 인력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처럼 주 4일제 도입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는 생산성 증대와 직원 만족도 상승 등 당초에 기대했던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주 4일제를 도입할 경우 현실적으로 임금·복지 축소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11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금 인상 폭이 줄거나 동결, 또는 복지가 축소될 가능성을 전제로 주 4일제 도입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 67.8%가 찬성했다. 응답자의 92.7%는 현재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주 4일제 도입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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