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50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가 컸던 청주 지역의 한 자영업자가 "무너지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아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16일 한 커뮤니티에는 '한 달 만에 두 번 망한 자영업자라고 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서 첫 가게로 안경원을 차렸다가 재개발로 인해 지난 5월 폐업했다. 이후 지난달 9일 흥덕구 강내면에 가게를 다시 열었다.
A씨 가게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빗물에 통째로 잠겼다. A씨는 "자는데 오전 8시쯤 건물주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비가 많이 와서 차단기 내려야 하니 한번 와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가 도착했을 땐 이미 빗물이 발목까지 차 있는 상태였다. 그는 허겁지겁 가게 안으로 들어가 고가의 장비를 위에 올려놓고 나왔다. 그 사이 물이 허리춤까지 찼기 때문이다.
그는 "집 앞 사거리에서 가게로 향하는 길이 다 침수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계만은 멀쩡하길 비는 수밖에 없었다. 저녁에는 ‘강내면’을 검색해 뜨는 뉴스들 보면서 가게 앞을 보트 타고 지나가는 사진만 수만 번 본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음 날 새벽 다시 가게를 찾은 A씨는 "가게 안은 난장판이었고 물이 대충 1.5m는 차오른 상태로 무거운 진열장이 둥둥 떠다니다가 물이 빠지면서 폐허가 됐다"고 밝혔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처참했던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흙탕물이 들어찬 가게 내부에는 무너진 진열대를 비롯해 의자와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고 멘탈이 무너져 바라보다가 돌아왔다. 집에 다시 오다가 문득 포기하지 말자 싶어서 다시 가게로 향했고, 친구와 같이 장비들을 빼내 깨끗한 물로 씻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만에 두 번을 망했다 보니 이 정도면 누가 못 살게 고사를 지내는 건가 싶다. 이미 빚이 있지만 다시 빚을 내서 앞으로 나가보려고 한다"며 "액땜했다 치고, 그렇게 믿고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 글은 본 사람들은 "위로의 말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힘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런 마인드면 꼭 웃을 날 올 거다", "진짜 고생했고 몸 안 상한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힘냈으면"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