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대표적인 유적 콜로세움 입장권이 최근 원래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면서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이 조사에 돌입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대형 여행사들이 콜로세움 입장권을 미리 대량 구매해 훨씬 더 비싼 가격으로 관광객들에게 되팔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콜로세움 입장권은 공식 판매처인 '쿱컬처'에서 판매되는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 사이트에서 입장권이 발행되자마자 매진됐다.
대형 여행사 4곳에서는 계속 티켓을 살 수 있었는데 이 경우 오디오 가이드와 관광 가이드 서비스, 호텔 픽업 서비스, 시티투어, 줄서기 건너뛰기 등의 옵션과 함께 훨씬 비싼 가격으로 재판매됐다고 AGCM은 전했다.
AGCM은 이들 대형 여행사가 쿱컬처에서 '봇'이라고 불리는 자동 구매 시스템을 통해 대량으로 입장권을 구매했으며 쿱컬처는 대형 여행사의 티켓 사재기를 막을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은 정상 가격으로 콜로세움 입장권을 구매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실제로 쿱컬처에는 이날 기준으로 다음 달 7일까지 남은 입장권이 3장밖에 없었다.
콜로세움 입장권은 보통 한 장에 18유로(약 2만5000원)지만, 이를 재판매하는 여행사의 홈페이지에는 37.5유로(5만3000원)부터 74유로(10만5000원)에 이르는 여러 투어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그러나 쿱컬처 측은 로이터에 "대량 구매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조만간 명확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의 소비자단체 코다콘스의 카를로 리엔지 대표는 티켓 재판매로 인해 이탈리아가 수백만 유로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가 재판매를 차단하고 해당 (재판매) 사이트에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콜로세움은 서기 80년에 건립된 지상 4층, 5만명 수용 규모의 원형경기장으로 과거 로마제국은 물론 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잇달아 콜로세움 벽면을 긁어 낙서를 하는 등 훼손돼 세계적 공분이 일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