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550km 미사일' 쏜 北, 부산 온 美핵잠 겨눴다

동해상에 SRBM 기습 도발

비행거리, 부산까지와 일치

북핵 억제 맞춤형 무력시위 분석 속

정전 기념일 전후 추가 도발 관측

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2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스크린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2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 스크린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9일 새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전날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군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을 겨냥한 ‘맞춤형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3시 30∼46분께 평양 인근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SRBM 2발의 비행 거리는 약 550㎞다. 발사 지점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인 554㎞(구글 지도 기준)와 거의 일치한다. 전날 부산에 입항한 미군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을 불시에 기습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에도 경북 성주 사드(THAAD) 기지나 평택 미군 기지까지의 거리에 상응하는 사거리의 SRBM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무력시위를 해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비행 거리를 볼 때 부산에 입항한 SSBN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새벽 취약 시간을 노려 우리 군뿐 아니라 사회를 피곤하게 하고 내부적으로는 군부가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속내가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자신들에 큰 위협이 되는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특히 이번에 핵이 탑재된 SSBN의 한국 기항은 초조함과 다급함을 더 자극할 수 있다. SSBN이 한국에 입항한 것은 미국의 강력한 확장 억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한반도 내 북한의 비대칭 전력 우위가 상실됐다는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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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주한미군도 켄터키함의 부산 입항 소식을 전하면서 “켄터키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발사 플랫폼으로 미국 핵전력의 한 축을 제공한다”고 밝혀 사실상 핵탄두가 탑재해 있음을 시사했다. SSBN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핵전력 3축’ 중 하나로 트라이던트 Ⅱ SLBM 20∼24기를 탑재하고 있다.

초소형 합성 레이더 위성(SAR) 서비스를 제공하는 ‘엄브라스페이스’ 측이 트위터에서 공개한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의 위성사진. 카드 섹션으로 표현한 전승절 70주년을 의미하는 숫자 ‘70’과 ‘승리’ ‘계승’ 등의 문구가 포착됐다. 사진 엄브라스페이스초소형 합성 레이더 위성(SAR) 서비스를 제공하는 ‘엄브라스페이스’ 측이 트위터에서 공개한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의 위성사진. 카드 섹션으로 표현한 전승절 70주년을 의미하는 숫자 ‘70’과 ‘승리’ ‘계승’ 등의 문구가 포착됐다. 사진 엄브라스페이스


이에 북한이 27일 정전협정 70주년을 전후해 열병식 등 추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남 갈등을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신형 무기 체계를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초소형 합성 레이더 위성(SAR) 서비스를 제공하는 ‘엄브라스페이스’는 북한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담긴 최신 위성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이날 고체연료 추진 ICBM인 ‘화성-18형’이 곧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은 남북대화 복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실질적 대응 수단을 마련하기보다 대화의 필요성을 우선순위로 둔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촉구하는 ‘정전협정 70주년, 한반도 평화 구축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7·4남북공동성명, 6·15공동선언 등 역대 남북 간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대화 복원 및 관계 회복을 골자로 한다. 북한이 남남 갈등을 유발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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