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물빛광장을 찾은 학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상고온 현상이 북반구를 덮쳐 전 세계 각지에서 각종 기후재난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구의 기온이 인체 생존이 가능한 ‘한계선’마저 뛰어넘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아시아와 유럽, 북미 등 3개 대륙이 극한 기후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자연 상태에서 인간의 생명 유지도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올여름 세계 곳곳에서 관측되는 무더위 강도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싼바오와 미국 캘리포티아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기온은 각각 52도·53도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선 40도 이상 고온이 19일 이상 지속되면소 역대 최장 기간 폭염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6일 이란에서는 체감 더위 측정마저 힘들 정도의 고온이 관측됐다. 페르시아만 기온이 65도까지 치솟은 것이다. 현행 척도상으로는 정확한 산출이 불가능해 과학자들은 체감 더위를 화씨 150도(섭씨 66.7도)로 추정해야 했다고 WP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로 인류의 생명 유지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래리 케니 교수 연구팀은 “에어컨과 선풍기, 그늘 없이 인체가 자연적으로 견딜 수 있는 기준선은 약 35도”라고 했다. 땀을 흘리고 증발시켜 몸의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은 외부 온도가 체온(36.5도)보다 높을 경우 그 능력을 잃기 때문이다. 증발하지 못하고 피부에 고이거나 떨어지는 땀은 탈수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제 ‘생명 유지 가능 온도’는 더 낮다. 케니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 땀을 통한 신체 냉각 기능은 31도가 한계였다”며 “뇌 손상, 심장 및 신부전 가능성이 점점 커졌다”고 짚었다.
온열질환으로 숨지거나 병원을 찾는 환자도 폭증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선 약 6만 명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대표적인 피해 국가는 이탈리아다. 이날 수도 로마의 기온은 41.8도를 기록해 지난해 6월 최고기록(40.7도)을 갈아치웠다. 도시 23곳에는 폭염 적색경보가 떨어졌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최근 며칠간 탈수증 등 폭염 관련 질병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20~25% 급증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나폴리 남부의 한 병원에서는 24시간 동안 231명, 6분마다 1명 꼴로 온열질환 관련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이상고온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다. 대부분 국가는 폭염 경보를 내리고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게 전부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현재로선 온열질환자 급증에 대비해 병상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최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