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권 카르텔’의 정점으로 꼽히는 KT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20일 공정거래법 및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구현모·남중수 전 KT 대표이사의 주거지 및 사무실, KDFS 사무실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 겸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부동산사업단 단장인 홍 모 씨도 압수 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구 전 대표 등 그룹의 고위 경영진이 이른바 ‘이권 카르텔’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KDFS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 수익을 이용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14일 구속된 황욱정 KDFS 대표는 남 전 대표 시절 그룹에서 요직을 맡았고 구 전 대표 취임 후 발주사인 KT텔레캅을 거쳐 KDFS에 재취업한 인물이다.
KT그룹은 2020년 구 전 대표가 취임한 뒤 시설관리(FM) 일감 발주 업체를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변경했다. KT텔레캅은 기존에 KDFS·KSmate·KFnS·KSNC 등 4개 하청 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와 KSmate에 몰아줬다. 이로 인해 KDFS 매출은 2년 동안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황 대표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구 전 대표와 남 전 대표 등을 언급하는 내용의 녹취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행이 ‘일감 몰아주기는 구 전 대표와 얘기된 것’이라며 KT텔레캅 임원을 압박했다는 진술 또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