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아버지를 살해하고 사채를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정신감정 치료감호를 요청했다.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반정모 재판장)은 존속살해·사채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의자 김 씨에 대한 첫 공판을 21일 진행했다.
김 씨는 이날 재판장에서 검찰이 밝힌 모든 공소사실과 증거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더불어 김 씨의 모친이 제출한 탄원서도 양형자료로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이 심신미약이었는지 변호인 측에서 추가로 진료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공소사실에 명시된 자폐장애의 치료 기록과 장애인등록증 등 정신감정 증거를 첨부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김 씨는 5월 29일 오전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엘리베이터로 옮겨 지하주차장 집수정에 은닉한 혐의로 체포됐다.
김 씨는 경찰이 진행한 2차 조사에서도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평소 아버지로부터 잔소리를 자주 듣는 등 스트레스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모친이 집을 비운 사이 법행을 저지른 점,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가리기 위한 청테이프를 미리 구입한 점 등을 토대로 김 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달 20일 김 씨를 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