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은 "IT경기 회복돼도 수출 큰 폭 반등 어려워"

배터리 등 韓中 기술격차 크게 줄어

對中 감소 35%는 경쟁력 약화 탓

구조 다변화·기술력 제고 등 필요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으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마저 위축되면서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중국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져 IT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과거와 같이 수출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에 올해 상반기 다소 어렵더라도 하반기에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발표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품목이 부진한 반면 자동차·선박 등 일부 비IT 품목은 호조를 보이는 등 품목별 차별화가 관찰된다.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4%나 급감했으나 자동차(30.9%), 선박(11.8%) 등이 반등하면서 IT 부문의 수출 부진을 완충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아세안 지역 수출이 위축됐고 미국·유럽연합(EU) 지역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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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수출 차별화를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판단했다. 수출 변동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불변시장점유율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이어진 지난해 4~12월과 비교해 올해 1~4월 대중국 수출 감소분의 65%가 중국 자체 수요 감소 등 경기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35%는 중국 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한 경쟁력 요인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경쟁력 요인이 수출 증가에 상당 폭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높은 제조업 재고, 부동산 투자 위축 등 경기적 요인 외에도 자국 업체의 경쟁력 강화 등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 전반적인 수입 수요가 부진한 상태다. 실제로 세계 시장점유율, 수출품 비교 우위, 수출품 질적 수준, 제조업 경쟁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한 결과 한중 간 격차는 지난 21년 동안 크게 축소됐다. 특히 석유화학과 배터리 분야는 중국의 자급력이 강화되면서 대중국 수출이 줄어든 반면 이를 대체한 호주·미국·싱가포르 수출이 늘어났다.

한은은 글로벌 IT 경기가 회복되면 IT 비중이 높은 중국·아세안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IT 경기 부진이 완화되더라도 국가별 산업구조와 경쟁력 변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수출이 과거처럼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상훈 한은 조사국 차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구조적 요인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수출 구조 다변화와 기술 경쟁력 확보 등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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