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진 가운데 수출 부진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집값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도 확대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전월보다 2.5포인트 상승해 5개월 연속으로 올랐다. 한은은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완만한 소비 회복 흐름, 수출 부진 완화 기대감 등으로 CCSI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2년 12월)인 기준값(100)보다 크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지난달(100.7)에 이어 이달까지 두 달 연속 100을 웃돌았다. 다만 조사기간(7월 11~18일)에 발생한 집중호우와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등은 제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112로 전월보다 7포인트 오르면서 상승 전환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네 번 연속 동결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시장금리 상승세 등으로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가수준전망 CSI는 144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공공요금 상승 폭이 확대되고 가공식품과 외식 서비스 등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지만 석유류 가격의 큰 폭 하락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진입하면서 소폭 내린 것으로 보인다.
1년 후 집값 전망을 묻는 주택가격전망 CSI는 102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5월(111)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그렇지 않고 내릴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 수를 소폭이나마 추월한 것이다.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 하락 폭이 둔화하면서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주간 기준으로 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이 보합에서 상승 전환할 정도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탄 상황”이라며 “지역별로 온도 차가 있고 대출금리도 상승세라 상승 흐름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물가인식은 4.3%로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하고 향후 1년 전망을 묻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0.2%포인트 내렸다. 황 팀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리면서 생활물가도 떨어지자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했다”며 “다만 이번 집중호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하락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