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3분기째 적자 SK하이닉스, 투톱(DDR5-HBM3) 앞세워 부활 시동

◆2분기 영업손실 2.9조

상반기 -6조에도 실적 개선 흐름

매출 44% 늘고 적자폭 15% 줄어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급증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 회복 전망

낸드플래시 5~10% 추가 감산 추진

26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26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2분기에 3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면서 상반기에만 6조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적자 규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효과로 1분기 대비 적자폭은 줄었다. 회사는 메모리 업황 개선 흐름 속에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하반기 적자 폭을 더욱 줄인 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황 개선이 더딘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추가 감산에 돌입해 재고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7조 3059억 원, 영업손실 2조 8821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3조 4023억 원의 적자를 냈던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4% 증가했고 적자 폭은 15% 줄였다.



회사는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지난해 4분기(-1조 8984억 원)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 상반기 기록한 적자만 6조 2844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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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실적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이를 암울했던 ‘메모리 한파’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인데다 메모리 업계 1위인 삼성전자(005930)까지 가세한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감산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감산 여파로 수요·공급이 균형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집중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3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수요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2분기에 D램과 낸드의 판매량이 증가했고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 또한 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 전사적 차원의 뼈를 깎는 비용 절감 노력 또한 효과를 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9조 5286억 원 적자로 저점을 찍은 뒤 내년 6조 4277억 원, 2025년 11조 6432억 원 등 흑자 폭을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2분기 정보기술(IT) 수요는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예상보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AI향 메모리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며 “1분기를 저점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AI 관련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를 선점해 메모리 ‘업턴(상승 국면)’ 상황에서 매출 증가세를 더욱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주력 제품의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내년 상반기에 HBM 5세대 제품인 HBM3E, 2026년에 6세대인 HBM4를 각각 양산하면서 시장 경쟁력 우위를 지켜나갈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없지만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수익성 개선이 더딘 낸드의 경우 5~10%의 추가 감산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낸드의 경우 D램에 비해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고 수익성이 나쁜 상황”이라며 “업계의 재고 수준이 높아 낸드 감산 규모를 확대해 재고 정상화 시기를 앞당기려 한다”고 전했다.


진동영 기자·노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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