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현대차(005380)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13%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비싼 차가 잘 팔리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약 20%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기아는 올해 초 공개한 연간 손익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기아 EV6 GT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기아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26조 2442억 원, 3조 4030억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0.0%, 52.3%나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9.8% 늘어난 2조 8169억 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판매 물량이 늘어나면서도 대당 판매가격(ASP)이 크게 올라간 덕분에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2000만 원 후반대였던 기아의 대당 판매 가격은 10.3% 상승해 올해 2분기 346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기아 역사상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아의 분기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영업이익률·순이익 모두 종전 역대 최고였던 지난 1분기 실적을 넘어섰다. 기아 관계자는 “각종 비용 증가에도 판매 확대와 고사양·고가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가격 상승, 업계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 정책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은 13.0%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기차 대명사인 테슬라를 추월했다. 테슬라는 2분기 9.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1% 증가한 80만 7772대로 집계됐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레저용차량(RV) 비중은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역대 최고치인 68.0%였다. 국내에서는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EV9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7.1% 늘어난 15만 816대가 팔렸다. 해외에서도 러시아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핵심 RV 판매 확대로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나타냈다.
기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현대차와 함께 나란히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올랐다. 4조 2379억 원을 기록한 현대차와 합쳐 양 사의 영업이익은 7조 6409억 원에 달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2개 분기 연속으로 도요타의 영업이익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약 6조 4000억 원으로 도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그룹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올해 초 공개한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은 종전 97조 6000억 원에서 100조 원 이상으로, 영업이익은 9조 3000억 원에서 11조 5000억~12조 원으로 올려 잡았다. 영업이익률은 9.5%에서 11.5~12.0%로 상향했다.
기아는 향후 전기차 판매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첫 달에만 1300대 이상 판매된 전기차 EV9을 해외 주요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3분기 내 유럽과 미국향 EV9 양산에 돌입하고 4분기부터는 각 시장별로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공장에 2억 달러(약 2557억 원)를 투자해 EV9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주우정 기아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경쟁이 격화된 전기차 시장에서 수익성보다는 점유율을 지키는 데 좀 더 무게를 둘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가격도 일정 부분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