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원유값 ℓ당 88원 인상…흰우유 '3000원 시대' 온다

■ 낙농가-유업계 협상 타결

10월부터 ℓ당 1084월 적용

인상률 8.8%…역대 두번째

커피·빵값 등 줄인상 예고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우유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우유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10월부터 유가공 업체가 낙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원유(原乳) 가격이 ℓ당 88원 오른다. 사료 값이 비싸지면서 낙농가들의 생산비가 상승한 영향이다. 인상률은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원유 값이 오르면서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등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흰 우유 1ℓ 가격은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를 원재료로 쓰는 아이스크림과 커피·빵 값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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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가공 업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0월부터 적용되는 음용유 기본 가격을 ℓ당 996원에서 1084원으로 88원 올리는 데 합의했다. 가공유의 경우 ℓ당 87원 상승한 887원이 된다. 원유 값은 낙농가 생산비에 연동해 오른다. 생산비가 오르면 오를수록 원유 가격도 따라 상승하는 구조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ℓ당 958.71원으로 전년 대비 13.7% 올랐다. 정부는 그동안 농가 생산비 상승분의 90~110%를 원유 가격에 반영했지만 올해부터는 마시는 우유인 음용유와 치즈 등을 만드는 가공유를 별도로 구분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도’에 따라 상승분의 60~90%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원유 값 인상 범위는 기존 ℓ당 104~127원에서 69~104원으로 낮아졌다. 새 원유 가격은 매년 8월부터 적용되지만 낙농진흥회는 고물가 등을 고려해 올해는 10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이번 원유 값 인상률은 8.8%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높다. 2020년 ℓ당 926원이었던 원유 가격은 2021년 947원, 지난해 996원으로 오른 뒤 10월부터 1000원을 넘어서게 됐다. 낙농가로부터 사오는 원유 값이 비싸지면서 유가공 업체들도 올 하반기 우유 가격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원유 값이 947원에서 996원으로 5.1% 오르자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대표 제품인 흰 우유 1ℓ 가격을 6.6% 인상했다. 대형마트 판매 가격은 2700원대에서 2800원대로 뛰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도 뒤이어 흰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서울우유가 7% 이상 가격을 올릴 경우 1ℓ짜리 흰 우유 판매가는 3000원이 된다. 이에 정부는 7일 유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원유 값 인상에 따른 우유 가격 인상 최소화를 요청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유가공 업체 관계자는 “라면은 밀가루와 기름·스프 등 다양한 재료가 있지만 마시는 우유의 원재료는 오롯이 원유”라며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과 빵·커피 등 우유로 제품을 만드는 식품 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라테류의 경우 원재료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만 40%에 달한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해 원유 값이 인상된 지 한 달 만에 우유가 포함된 음료 31종의 가격을 200원씩 올린 바 있다. 빙그레도 같은 달 ‘바나나맛우유’ 편의점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인상했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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