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尹 반도체 공급망 전략 속도…ASML과 생태계 확장 협력

용산서 베닝크 ASML 회장 접견

화성클러스터 구축 협업 등 당부

내달 한미일 정상 공급망논의 기대

美 여당선 "尹에 경제성과 줘야"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반도체 장비업계 선두주자 ASML의 피터 베닝크 회장을 접견하기 전 악수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반도체 장비업계 선두주자 ASML의 피터 베닝크 회장을 접견하기 전 악수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충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동유럽을 방문해 주요국 정상 및 산업계 경영진들과 의기투합한 데 이어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국내 투자를 독려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열리는 한미일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여당에서 반도체 공급망 문제 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에게 경제적 성과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돼 윤석열호의 반도체 전략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세계적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의 페터르 베닝크 회장을 접견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공급하는 ASML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갖는 위상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기업에 대한 원활한 장비 공급을 통해 경쟁력 강화와 협력 확대에 나서줄 것을 베닝크 회장에게 당부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과 베닝크 회장은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확장 발전을 위한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ASML은 지난해 11월 16일 화성시 ‘ASML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하기로 한 상태다. 해당 클러스터에 총 2400억 원가량을 투자해 재(再)제조 및 트레이닝센터 등을 구축하겠다는 게 ASML의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만남에서 베닝크 회장에게 화성 클러스터가 향후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ASML 간 협업을 강화하는 중심지가 돼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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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요미우리신문 등의 앞선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18일 미국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한미일정상회담에서 2차전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세 나라의 경제안보 공조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의원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의원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침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소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 역시 한미 간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베라 의원은 27일(현지 시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가진 온라인 대담에서 “(한미일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한국으로 가져갈 수 있는 성과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와 관련한 분야로 반도체, 전기차, 에너지, 핵심 광물 등을 언급했다. 미 의회의 여야 양쪽에서 한미일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강화를 논의하라고 주문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한미일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로 촉발된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라 의원은 “여러 의원들이 한국 및 삼성 측과 대화를 하고 있다”며 “삼성은 옳은 말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삼성의 중국 사업부가) 100억~15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를 활용해 삼성이 미국 마이크론의 D램 점유율을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대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식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라 의원은 “우리는 중국이 특기를 발휘해 반도체 산업을 고리로 한미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에서 미국의 빈자리를 한국이 채워서는 안 된다고 앞장서 주장해왔던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장(공화당 의원) 역시 이날 “미국의 ‘반도체 자국 내 생산’ 정책에 대한 한국 측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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