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CB, 금리 4.25%까지 올려…라가르드, 9월 동결 가능성 언급

0.25%P↑…9차례 연속 인상

인플레 둔화 속 경기 위축 여전

라가르드 "인상도 동결도 가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27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27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아홉 차례 연속 인상에도 시장은 ECB가 곧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서도 뚜렷하게 둔화하는 한편 유로존의 경기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ECB는 27일(현지 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에서 4.25%로 올렸다. ECB는 지난해 7월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높인 뒤 이날까지 한 차례도 인상을 멈추지 않았다. 이날 아홉 번째 연속 인상으로 한국(3.5%)과 유로존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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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사실은 ECB의 금리 인상 속도 둔화 신호가 이전보다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이날 ECB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제때 복귀할 수 있도록 기준금리를 필요한 만큼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변동하고 필요한 만큼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는데 수위가 낮아진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인상과 동결 가능성이 모두 있다”며 “우리는 열린 마음”이라고 말했다. 콘스탄틴 베이트 핌코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오늘 회의는 ECB가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지만 고점에 도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입증한다”고 평가했다. 유로화는 이날 1.1달러를 넘는 수준에서 거래되다가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 이후 1%가량 빠지며 약세를 보였다.

ECB가 기준금리 동결을 검토하는 것은 유로존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모두 -0.1%의 성장률을 기록해 기술적 침체에 접어든 상태다. 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이달 48.9로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기준선인 50도 밑돌았다. 이에 ECB 내 중도파가 과도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을 우려해 비둘기파(통화 완화)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전년 동기 대비 5.5%로 고점이었던 지난해 10월(10.6%)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ECB의 목표치인 2%보다는 여전히 높고 러시아의 곡물수출협정 파기로 인한 곡물 값 상승, 임금 인상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라가르드 총재는 “데이터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며 노동시장·투자 등 다양한 지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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