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및 여행업계가 한국과의 관광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나섰다. 엔데믹 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한국을 향해 일본의 소도시를 알리고 동시에 일본인의 한국 여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관광청은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일 관광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일본의 새로운 보물을 찾아서’를 주제로 열렸다. 행사에는 다카하시 이치로 일본관광청 장관, 다카하시 히로유키 일본여행업협회(JATA) 회장 등이 참석했다.
다카하시 일본관광청 장관은 “일본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관광 콘텐츠를 지역별 기간 한정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도 증가하기 위해 한국을 중점 여행대상지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하시 일본여행업협회 회장은 “카라, 소녀시대, 방탄소년단(BTS) 등 K-팝에 이어 ‘사랑의 불시착’ 같은 K-드라마가 크게 사랑을 받으며 앞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1세대 여행 인플루언서인 ‘여행에 미치다’의 현구민 COO는 히로시마의 ‘작은 교토’로 불리는 다케하라의 역사적 거리, 오키나와의 쿠니가미손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소개했다. 한·일 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가수 김재중도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하치노헤시와 가루이자와를 꼽았다.
일본이 한국을 향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관광) 모두 러브콜을 보낸 데는 엔데믹에 따라 한일 간 여행·관광 교류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54만5100명으로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6.3%를 차지했다. 일본을 여행한 외국인 4명 중 1명은 한국에서 온 셈이다. 일본 정부와 업계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를 홍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업계는 나아가 아웃바운드 차원에서도 한국과의 교류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한국을 방문한 일본 여행객은 19만6512명이다. 올해 초(6만6900명)보다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일본 최대 여행사 HIS에서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자사 고객이 예약한 해외여행지를 분석한 결과 서울이 1위였다. 일본관광청은 일본여행업협회와 함께 해외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해외!’ 선언을 발표하고 한국을 중점 여행 대상지로 포함한 것도 한국을 가고 싶은 일본인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 일본 여행업계는 저가 중심의 패키지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상품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다카하시 협회장은 “지금까지 한국은 싸고 가깝고 짧게 다녀올 여행지로 저가 여행이 대부분을 차지해서 일본 내 가격 경쟁이 치열했다”며 “한국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정말 만족했는지, 부유층이 원하는 퀄리티 높은 여행을 제공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일본 여행사들이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럭셔리 숙박, 음식 등을 체험할 상품을 개발하는 이유다.
아울러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일본 학교들이 늘었다며 자매학교 간 교류를 위해 한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일본 수학여행은 기존 단순한 관광여행형 수학여행 아니라 다양한 주제를 체험하고 생각하고 미래를 연결시키는 테마 탐구형 수학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수학여행 등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의 지방도시로 수학여행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와 프로모션 강화 등도 거론됐다.
박종택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국장은 “한국방문의 해를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즐길 수 있는 K-컬처 이벤트를 확대해나가겠다”며 “지방 공항을 활용해 한국과 일본의 교류를 더 활성화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