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디스플레이’로 통하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의 걸림돌인 가격이 수년 내 빠르게 낮아져 대중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기업이 적극 개발에 나서고 있는 대형·소형과 달리 고급차 시장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형 시장에서는 대만 경쟁 업체들에 시장 선점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30일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0~14인치 마이크로 LED의 디스플레이 패널 비용은 2027년까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중형에 해당하는 10.1~14.6인치 마이크로 LED의 패널 가격은 대당 5800~1만 달러다. 옴디아는 또 10.1인치의 가격은 5800달러(약 741만 원), 12.1인치 8000달러(약 1022만 원), 14.6인치 1만 달러(약 1278만 원) 등의 전망을 내놓았다. 노트북·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중형 디스플레이 패널로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다.
다만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제조사들이 투자도 확대해 생산 비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옴디아는 내다봤다. 가격은 2027년에는 △10.1인치 1277달러 △12.1인치 1800달러 △14.6인치 2400달러로 떨어진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비해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고급차 내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고성능 노트북 등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크로 LED 역시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촘촘히 배치해 초고화질을 구현했다. 자발광 디스플레이의 대표 격인 OLED의 최대 단점인 번인 문제가 없어 현존 디스플레이 중 가장 이상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소형화가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억 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수요를 늘리고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 확장현실(XR)·증강현실(AR) 장비 등에 활용되는 소형과 달리 중형은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다. 이 같은 이유로 마이크로 LED 개발에 적극적인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도 중형 개발에는 소극적이다. 마이크로 LED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빈틈’을 허용한 사이 대만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시장에서 글로벌 5위권 TV 패널 업체인 이노룩스를 비롯해 AU옵트로닉스·네트로닉스 등 대만 업체들이 선두권의 개발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LED 기술력이 부족한 대만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에 대응할 방안을 찾기 위해 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며 “높은 가격 문제를 해소한다면 시장이 새롭게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