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석유 적자 속 윤활유가 효자…전기차 성장에 新수익 창출

정유 3사, 2분기 어닝 쇼크에도

윤활유 영업익 상승에 실적 방어

친환경·전동화 등 겨냥 사업 확대

에쓰오일 윤활유 제품.에쓰오일 윤활유 제품.




정유사의 비주력 사업인 윤활유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정제 마진 약세로 석유 사업이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윤활유만 이익을 내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과 전기차 확대 기조에 맞춰 윤활유가 확고한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아가자 정유사들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정유 3사(SK이노베이션(096770)·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주력 사업인 석유가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윤활유 부문의 이익이 늘면서 실적 방어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문의 영업손실이 4011억 원에 달했지만 윤활유가 259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체 손실 폭을 줄였다. 에쓰오일 역시 정유 부문이 292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윤활 부문이 246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겨우 적자를 면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정유 부문은 395억 원의 영업손실, 윤활기유 부문은 지난해 동기보다 110.2% 급증한 6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윤활유는 주 원료인 휘발유·경유 등에서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인 잔사유를 다시 처리해 만든 것으로 주로 기계의 마찰을 줄여주고 부식을 방지하는 등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윤활유 사업은 전체 매출의 10% 미만을 차지해 그동안 비핵심 사업으로 간주됐으나 정유 부문 부진이 계속되자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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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활유는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선박·항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따른 수요 증가로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활유는 특히 전기차 전환에 가속이 붙으면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윤활유는 모터의 과부하를 막고 기어가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시장조사 전문 기관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 규모는 올해부터 연평균 29%씩 성장해 2031년에는 174억 달러(약 23조 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정유 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윤활유 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쓰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엔무브는 2010년부터 전기차용 전용 윤활유 개발을 시작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도 각각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 EV’와 ‘킥스 EV’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트렌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플라스틱 제조 업체인 신성산업과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 용기를 공동 개발해 윤활유 브랜드 엑스티어 제품에 도입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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