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주호민 부부, 아들 사건 이후…"성교육 강사, 아는 사람으로 섭외해달라"

특수교사 A씨 탄원서 요청문에 공개

웹툰 작가 주호민, 사진=주호민 인스타그램웹툰 작가 주호민, 사진=주호민 인스타그램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신의 발달장애(자폐) 아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를 지난해 9월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가운데 해당 특수교사가 동료 교사들에게 탄원서 작성을 요청한 문서가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요청서에 따르면 주 씨 부부는 아들의 학교폭력 사안으로 진행된 성교육에 자신이 알고 있는 강사의 섭외를 요구했다.



30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 씨에게 고소당한 특수교사 A 씨가 교사 커뮤니티에 올린 탄원서 요청문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가량 흘렀다”는 표현 등이 담겨 이번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기 전 A 씨가 재판을 준비하면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지난해 9월5일 주호민의 자폐 아들이 통합 학급 수업 도중 여자 아이 앞에서 바지를 내렸고, 이로 인해 여자 아이가 큰 심리적 충격을 받고 학교에 오는 것이 무섭다고 하며 분리 조치를 원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고 했다.

글에 따르면 A 씨는 주 씨 부부에게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해 9월 8일 피해 여학생 학부모에게 사과하는 취지의 통화를 권유했다. 하지만 주 씨 부부는 이를 거부했다. A 씨는 “일단 이 문제는 남학생 학부모가 우선 사과하고 여학생 학부모의 감정을 누그러뜨린 후 이루어져야 하는 일인데 학급 아이들에 대한 배려 없이 오로지 본인 아이만 생각하는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고 했다.

지난해 9월9일부턴 추석 연휴였지만 주 씨 부부는 자신들의 의견을 계속 전달했다고 한다. ‘9월 19일부터는 통학학급에서 수업하겠다’, ‘학교에 보내더라도 특수학급에 온종일 있는 것은 싫으니 조퇴하겠다’ 등의 내용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조금 단호하게 ‘이번에 열릴 개별화교육지원팀 협의회에서 어디까지 수용 가능할지 생각하고 오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통학학급에 못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아이에게 녹음기를 준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 씨 아들이) 통합학급에서 다시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점은 성교육 실시 후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해 전교생 성교육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외부 강사와의 조율도 모두 제가 했다"며 "이 성교육 진행에서도 학부모님은 본인이 알고 있는 성교육 강사로 해 달라고 요청을 해서 다시 (주 씨 아들 학년인) 2학년 학생들만은 이 학생 학부모님이 원하는 성교육 강사로 섭외해 교육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했다.



A 씨는 “저는 최대한의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부단한 노력으로 학폭 사안이 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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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9월 19일 주 씨 부부는 담임교사와 교장 선생님에게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했다고 알렸고 이틀 뒤 A 씨는 경찰로부터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겠다는 공문을 받은 후에야 자신의 피소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A 씨는 “1년 반 동안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며 “1학년에 입학했을 때 반 친구들의 뺨을 때리는 행동이 잦아 제가 더 많이 수업해서 다른 아이들을 끌어안았다”고 했다. 또한 “성적 호기심이 다소 높은 아이라 수시로 성교육 동화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기 및 실제 성인 모습의 인형으로 단순한 성적 호기심을 낮추고 자연스럽게 성인지 발달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 학생 학부모의 끊임없는 요구사항들도 충분히 받아들이고 소통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A 씨는 “특수교사라는 사실에 한 점 부끄럼 없다. 다시 아이들을 만나고 싶고, 그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하고 싶다”며 “이 일에 대해서는 정확한 시시비비를 가려 억울한 죄명으로 낙인찍힌 채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큰 부탁을 드리게 되어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이라며 탄원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학부모와 교사 등 약 80명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심리를 진행 중인 수원지방법원 형사 9단독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A씨가 교단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주 씨는 자신의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지난해 9월 신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지난 2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장문을 냈다. 주 씨는 "(수업 시간을 녹취한)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정서적 아동학대는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해 교사를 교체하기가 어렵고,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해 수사 의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아이의 돌발행동이 발생한 건 일반 교사의 수업 시간이었다”며 “본인의 수업 시간 중에 발생한 일이 아님에도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한 건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주 씨 측은 A 씨가 특수학급에서 ‘고약하다’는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다가 “친구 앞에서 바지를 내린 상황이 고약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한 것을 두고 정서적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씨는 “부모가 교사를 달달 볶아 그 스트레스로 아동에게 짜증을 낸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본 사건의 논점이 흐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도 했다.

또한 다른 학부모들의 탄원서에 대해서는 “해당 교사의 직무가 정지되어 다른 학부모님들께 큰 고충을 드리게 되어 괴로운 마음”이라며 “그래서 탄원도 하셨겠지요.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한편 A 씨는 오는 8월28일 수원지법에서 3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날 공판에는 A 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될 계획이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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