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8월부터 한우·미술품 조각투자 시장 열린다

금감원, 증권신고서 서식 전면개정

투자계약증권 전담 심사팀도 운영

금투업계 제도권 편입에 선점경쟁





미술품이나 음원, 부동산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소액으로 나눠 증권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금융 당국이 토큰증권공개(STO)를 허용하기로 한 조치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주식시장과 달리 증권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자산도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적은 금액으로도 다양한 자산에 조각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금감원은 31일 8월 중 금융당국의 제재 면제를 받은 조각투자회사 5개사 중 일부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신고서 서식을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조각투자란 2인 이상의 투자자가 실물 자산이나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를 나눈 청구권에 투자하거나 거래하는 신종 투자 형태다. 부동산과 와인, 음악 저작권 등 재산 가치가 있는 다양한 자산의 증권화가 가능하다. 2009년 2월 최초 도입된 투자계약증권은 개념은 있었지만 그동안은 실제로 발행된 사례가 없었다. 하지만 미술품이나 저작권 등을 자산으로 기존에 영업 중이던 플랫폼들의 조각투자가 증권성이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고 금융위원회가 해당 사업자들의 내용을 파악하면서 승인 여부를 결정, 시장 형성의 기반이 갖춰졌다. 금융위의 제재를 면제받은 스탁키퍼(뱅카우)와 테사, 서울옥션블루(소투), 투게더아트(아트투게더), 열매컴퍼니(아트앤가이드) 등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개정된 증권신고서 서식에는 기존 조각투자 사업자에 적용되던 사업 재편 요건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자도 동일한 사업 구조를 가졌는지 여부를 투자자가 명확히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웠다. 먼저 신규 사업자는 회사가 부도를 당해도 해당 자산은 재산적 침해를 받지 않는 도산 절연 장치를 마련하고 투자자 예치금을 별도 예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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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설명 자료와 광고 기준을 마련하고 분쟁 처리 방법, 사업 중단 시 누가 업무 수행을 하는지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기존에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향후 신규 사업자들은 사업 구조가 비슷하다면 공시할 수 있다. 동일 신고서 내 복수의 증권 발행(합산 발생)과 복수 자산을 기초로 한 증권의 발행(패키지 발행)도 가능해진다. 금감원은 향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투자계약증권의 특성 및 발행 관련 30여 개의 질의응답 사례를 제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감원 내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전담 심사팀도 신설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정 서식의 준수 여부 등 면밀한 심사를 통해 건전한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투자계약증권에 해당되는 사업을 영위하는데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사업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제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조각투자 관련 요건을 마련하면서 금융투자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게 됐다. STO 시장이 조성되면 미술품과 한우·부동산 등 유·무형의 다양한 기초자산을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 대상과 범위가 크게 확대돼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업체들이 자사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 내년 초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SK증권은 디지털사업본부를 포함한 디지털 부문을 확대, 신설하고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임명했다. 교보증권은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는 DT전략부를 개설해 토큰증권 발행, 마이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등을 전담하도록 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날 블록체인 전문 기술 기업 슈퍼블록과 기술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디지털 자산과 상품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오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홀세일사업부 대표는 “증권형 토큰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 신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큰증권 시장은 2024년 34조 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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