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가 글로벌 종합건강식품회사로의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팬데믹 여파로 주 판매 채널인 면세점이 타격을 입은 데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경쟁도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해외 영토를 넓힐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성별, 연령, 기능성 타깃을 세분화하고 홍삼 외에 버섯 등 국산 원료의 효능에 대한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GC인삼공사는 올 하반기 독자기술로 개발한 ‘홍삼오일’을 출시할 예정이다. 홍삼 오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립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 KGC인삼공사는 5년의 연구개발 끝에 홍삼 오일이 전립선의 무게와 두께를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홍삼 오일은 홍삼 한 뿌리당 한 방울만 추출할 수 있어 연간 생산량이 한정적이다. KGC인삼공사는 초도물량 1만 세트를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KGC인삼공사는 홍삼 오일 외에도 고객 타깃과 효능별로 제품을 세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갱년기 여성을 겨냥한 ‘정관장 화애락진’에 화애락특허조성물 등을 추가해 여성 건강 전문 브랜드 ‘화애락 터닝미’로 재편한 게 대표적이다. 이밖에 홍삼을 활용한 이너 뷰티 제품과 필름 형태로 입안에서 녹여 먹는 ‘홍삼정 에브리타임 필름’을 내놓는 등 제형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홍삼 외에도 버섯 등 국산 원료를 건기식 제품에 활용하는 연구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KGC인삼공사가 새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국내 건기식 시장이 지난해 6조 원 규모를 기록할 만큼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홍삼 외에도 비타민과 프로바이오틱스, 단백질 보충제 등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가 부상하며 전체 건기식 시장에서 KGC인삼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홍삼의 효능이 면역력으로만 집중 돼 매출이 1조 3000억 원대에서 정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펜데믹 여파로 방한 외국인이 줄며 핵심 판매처인 면세점 채널도 타격을 입었다.
국경 밖 해외 영토를 넓히는 작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KGC인삼공사는 수출국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아직 중국 비중이 크지만, 미국 시장에서 홍삼이 ‘K건기식’으로 인기를 끌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성장하는 등 가능성을 엿봤다. KGC인삼공사는 올해 3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연구개발 센터를 열고 현지화에 돌입했다. 중국에 이은 두 번째 해외 R&D센터다. 이곳에서는 현지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홍삼 특유의 맛과 냄새를 잡고, 제형을 다변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형 유통망인 코스트코와 아마존, 아이허브 등 e커머스 입점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KGC인삼공사의 올 1분기 해외 매출액은 6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기준 수출액 비중은 약 15%로, 미국 성과가 더해지면 조만간 20%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증권 업계는 중국 현지 영업 정상화와 수출 다변화에 힘입어 KGC인삼공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5% 이상 증가한 10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