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부실채권 5000억 털고도…지방銀 건전성 '악화일로'

반기만에 작년 물량의 78% 처분

NPL 비율 0.37→0.52%로 올라





올해 들어 연체율이 치솟자 지방은행들이 상반기(1~6월)에만 5000억 원을 웃도는 부실채권을 정리했지만 고정이하여신 비율 등 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부산·대구·전북·광주은행이 올 상반기 상각 또는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53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매각한 규모(3209억 원)보다 65.8% 증가한 액수다. 또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상·매각한 부실채권은 6845억 원인데 올 들어 불과 반기 만에 지난해 물량의 77.8%를 처분했다. 분기별 추이를 보더라도 상·매각 채권은 지난해 2분기 1430억 원을 기록한 뒤 분기마다 늘어 올 2분기에는 2987억 원으로 갑절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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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대출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회수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면 자산유동화전문회사 등에 헐값으로 넘기거나(매각) 장부에서 아예 지우는(상각) 비상 조치를 단행한다.

지방은행들의 상·매각 채권 규모가 늘어난 것은 점증하는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지방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0.32%를 기록한 뒤 분기마다 오르며 올 2분기 0.60%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상·매각한 부실채권은 장부상 자산에서 빠지기 때문에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에도 은행 부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체율과 함께 은행의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은행 총여신 대비 고정이하여신) 추이를 보면 지난해 2분기 0.37%에서 0.52%까지 올랐다. 당장 장부에 누적된 부실은 털어냈지만 새로 생긴 부실 규모가 더 커 상·매각 효과가 반감됐다는 의미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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