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소년단체 “새만금 잼버리, 즉각 축소해야”

폭염 속에서 행사 강행…온열질환자 줄줄이 발생

매점에선 바가지…비위생적 샤워실·화장실도 문제

외국인 참가자들 “한국 올 곳 못 돼”…국격손상 심각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돗가에서 물을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제공=세계스카우트연맹‘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돗가에서 물을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제공=세계스카우트연맹




전북 부안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는 등 주먹구구식 행사에 대해 청소년단체가 행사를 즉각 축소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3일 성명서을 내고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중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를 규탄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책연대는 “즉각적으로 행사 일정을 축소하고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등 긴급 조치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전날 개영식에서 84명이 온열로 인한 탈진 등으로 실려갔는데 주최 측은 중환자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30분이나 더 행사를 강행했는데 이는 정부와 조직위의 태도는 무사안일하다”라고 비판했다.



정책연대는 “10일이나 남은 잼버리 기간을 대폭 축소하고, 즉시 야외활동을 실내로 전면 전환할 것을 검토하라”며 “잼버리 성공의 가장 중요한 척도는 참가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교류한 후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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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잼버리 대회는 온열질환자 발생 뿐 아니라 매점 바가지, 곰팡이 핀 식사 제공, 비위생적인 시설 등으로 인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번 잼버리는 국내행사가 아닌 158개국에서 참가한 국제적인 행사라는 점에서 한국의 국격을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잼버리에 참여한 익명의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2일 아침 식사로 받은 구운 달걀에서 검정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A씨는 “달걀 껍데기에 하얀 이물질이 보이고 끈적끈적 하길래 닦고 나서 달걀을 까보니 안에도 검정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며 “심지어 제 시간에 식재료가 지급되지 않아 오전 일정도 늦어지고 차질을 빚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잼버리에 아들을 참가시킨 B씨는 “어제 늦은 시간까지 아들과 통화를 했는데 엄청 많이 지쳐 있더라”며 “체감온도가 40도에 이르러 탈수로 병원에 갔다 온 애들도 있는데 ‘내외빈 입장하는데 모두 일어나 주십시오, 큰 박수 부탁’이라고 하면서 무려 25분간 알파벳 순서로 입장할 때 애들을 도열시켜 정말 지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B씨는 이어 “샤워시설이 천막으로 돼 있어 옆에서 다 보인다고 한다. 화장실도 어떤 데는 남녀 공통이고 저녁엔 불도 안 들어오고 특히 화장실은 청소도 안해 너무 더럽다고 하더라”며 “이번 잼버리 참가자 1인당 100만원씩 냈는데 그렇다면 참가비 430억원에 정부보조금도 있을텐데 그 돈들은 다 어디가고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행사를 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열악한 환경에 실망한 외국인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은 올 곳이 못 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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