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빅텐츠)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며 희망 가격 범위(2만 1000~2만 3000원)의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빅텐츠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영업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2만 3000원에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빅텐츠는 총 46만 8200주를 공모해 약 108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23억 원이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377개 기관이 참여해 73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투자가의 98%(1349곳)가 2만 3000원 이상의 가격으로 주문서를 써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물량은 전체 주문량의 약 4.2%에 불과해 상장일 주가 흐름의 변수로 남았다. 빅텐츠는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을 통해 7~8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 후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빅텐츠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다른 흥행 기업과 달리 1000대1을 넘지 않은 것은 허수성 청약 방지 조치들이 시행된 첫 사례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 이후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부터는 상장 주관사가 기관투자가의 주금 납입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주문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기관투자가에는 물량을 배정할 수도 없다.
기업금융(IB) 업계에서는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 상장 실적이 부진한 올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빅텐츠가 이례적으로 수요예측에 성공한 배경으로 ‘패션 공룡’인 모기업 F&F(383220)의 존재를 들었다. 빅텐츠 경영 실적이 지난해 3월 F&F에 인수된 후부터 눈에 띄게 개선된 데다 자매회사인 F&F엔터테인먼트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도 투심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F&F는 빅텐츠와 ‘패션-콘텐츠-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업계는 상장일 유통 물량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공모 구조가 시장 친화적이라는 점도 빅텐츠의 수요예측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봤다. 빅텐츠의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 비중은 전체의 36.16%로 올 상반기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토마토시스템(393210)(47.41%), 프로테옴텍(303360)(46.65%) 등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조윤정 빅텐츠 대표는 “이번 IPO를 통해 K콘텐츠의 세계화를 이루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