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기밀 안보 정보망이 2020년 말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해커들에게 공격당하면서 여러 정보들이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시 미 국가안보국(NSA)이 일본 정부보다 이를 먼저 인지했으며, 이 문제가 현재까지 미일 양국 간 군사안보 협력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WP는 3명의 전현직 미국·일본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군 해커가 2020년 말 일본 기밀 군사 정보망을 뚫었으며, 작계를 비롯한 모든 안보자산을 최대한 확보하려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 전직 미 정부 당국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WP에 “충격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폴 나카소네 당시 NSA 국장과 매튜 포틴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이를 보고 받았으며, 둘은 바로 일본으로 향해 일본 방위성과 총리실에 전달했다.
일이 터진 시점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에서 조 바이든으로 정권교체기였으며, 당시 차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됐던 제이크 설리번에게도 이 사안이 보고됐다. WP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1년 출범한 이 사안을 재차 확인한 결과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일본은 미국 감독 아래 사이버 보안 대책을 내놨다고 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국이 일본 등 다른 동맹국들을 염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불가피하게 노출해야 했다.
WP는 “일본 정부가 여전히 중국의 스파이행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 국방부와 일본 간 군사정보 교류에도 일정하게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 사이버 보안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향상된 정보 공유가 느려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 해커들이 핵심 인프라 등에 침입하는 빈도와 강도가 한층 세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망에 대한 중국 해커들의 공격으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등 고위당국자의 이메일을 포함해 25개 기관의 메일 계정이 해킹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