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와 뒤이어 찾아온 무더위로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이들을 원료로 하는 각종 양념·소스류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8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유통업체 할인이 반영된 주요 상품의 실제 판매가격을 평균한 결과에 따르면 ‘순창 오리지널 우리 쌀 찰고추장(1㎏)’은 1년 새 38.7% 비싸졌다. 해찬들 재래식 된장(1㎏)은 40.5%, 샘표(007540) 시골집 토장(500g)은 18.2%, 해표 순창궁 양념쌈장(500g)은 42.4% 가격이 상승했다.
일상에서 간식에 많이 곁들여 먹는 마요네즈(청정원 고소한 마요네즈 500g·32.7%)나 케찹(오뚜기(007310) 토마토 케찹 500g·24.4%) 등의 소스, 집밥 요리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식용유(백설 식용유1.5ℓ·24.3%), 소금(청정원 미원 맛소금 500g·31.6%), 참기름(오뚜기 참기름 320㎖·17.2%)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양념·소스류 시장은 펜데믹을 계기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세계 소스 및 조미료 시장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소스·조미료 시장 규모는 2021년 369억 달러(한화 약 48조 5400억 원)에서 지난해 389억 달러(51조 1700억 원)까지 커졌다. 올해는 410억 달러(52조 9400억 원) 규모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공사의 전망이다. 국내 소스 시장 역시 2021년 2조 7000억 원에서 올해 3조 원까지 규모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원부재료 가격을 비롯한 전반적인 비용 증가로 양념·소스류 제조사들은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대상(001680)은 고추장과 쌈장 등 장류 가격을 10~13%씩 올렸고, 지난달 중순 CJ제일제당(097950)은 ‘CJ 다담 찌개’ 양념류에 대한 10%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CJ다담 청국장·순두부·된장찌개 양념’은 기존 2180원에서 2380원으로 비싸졌다.
양념·소스류의 가격이 오르며 김장을 비롯해 외식 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재료비 상승으로 도미노 가격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배추, 무, 대파, 양파 등 채소 가격이 장마철 집중 호우와 폭염 직격탄에 한 달 새 세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인 데 이어 태풍의 한반도 상륙까지 예정돼 있어 식료품 전반의 추가 물가 인상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