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약업계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항암제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이이찌산쿄가 2029년까지 이 시장에서 독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본 대형 제약사 다이이찌산쿄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ADC 방식 항암제 ‘엔허투(사진)’를 개발한 기업이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2029년 글로벌 ADC 시장이 연간 36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다이이찌산쿄가 2029년까지 ADC 시장을 주도해 연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ADC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는 분야 중 하나다.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수십억 달러를 ADC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화이자나 로슈 등은 다이이찌산쿄보다 ADC를 먼저 시장에 출시했다. 그러나 다이이찌산쿄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제휴해 출시한 엔허투와 같은 획기적인 치료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바이오협회는 평가했다. 실제로 제약업계에서는 ‘ADC 항암제는 엔허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엔허투가 미친 영향이 크다.
올 4월 다이이찌산쿄는 ADC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63억 달러의 항암제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현재 이 시장의 선두기업인 시젠(Seagen)과 로슈의 2029년 매출은 57억 달러와 35억 달러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9년 매출 상위 10위 기업 중에는 다이이찌산쿄, 아스텔라스, 다케다 등 일본 제약사 3곳이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인 화이자는 ADC 분야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으나 현재 430억 달러 규모의 시젠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인수를 승인하면 단숨에 상위 ADC 플레이어로 올라서게 된다.
한편 ADC는 종양학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고 한국바이오협회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개발(R&D) 투자가 예상된다”며 “표적 이탈 독성 가능성, 약물 내성, 복잡하고 고비용의 제조공정 등의 어려움은 있으나 HER2 양성 유방암 이외에도 림프종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해 약 200개의 임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