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1일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로 마무리된다. 159개국에서 4만 3000여 명이 참여한 2023 세계잼버리는 애초 기대와 달리 미흡한 준비와 대책, 원활하지 않은 주무 부처 간 협의·소통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예상된 폭염에 흔들렸고 불시에 찾아든 태풍으로 예정된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등 좌충우돌하는 모습만 보였다. 내년에도 여러 국제 행사가 국내에서 열리는 만큼 문제점을 드러낸 2023 세계잼버리를 계기로 ‘포스트 잼버리 이벤트’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부 여당과 각계 전문가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이유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일 “(2023 세계잼버리) 사태를 교훈 삼아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면밀한 검토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잼버리 같은 국제 행사에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중 누가 주도해야 하는지, 지방과 중앙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국비가 투입될 경우 책임과 권한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등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차분히 시간을 가지고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열릴 국제 행사를 제대로 치르려면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여당도 지자체의 무분별한 국제 행사 유치에 대한 제동 장치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제 행사를 유치한 지자체가 행사 준비는 뒷전이고 이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의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를 강조하다가 일이 잘못되면 중앙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는 정치권의 태도 또한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형 국제 행사인 2023 세계잼버리가 각종 문제점만 남긴 채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되는 폐영식과 K팝 콘서트로 마무리되는 만큼 향후 국제 행사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2024년에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예정돼 있다. 강원도 평창·강릉·정선 등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는 70여 개국에서 선수 1800여 명을 포함해 26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2024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벡스코에서 내년 2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탁구가 도입된 지 100년 되는 해에 처음 개최되는 세계 선수권 대회다. 담당 지자체뿐 아니라 중앙정부와 민간기관도 관심을 갖고 원활한 행사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2023 세계잼버리에 참여했던 대원들은 이날부터 한국 관광 등 추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순차적으로 출국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대한민국이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