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2년 만에 프리미엄(고급형)을 넘어 중저가 태블릿PC 시장에서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를 위해 필요한 전파인증 절차를 밟았고 애플 역시 다음 달 차기 아이폰 시리즈와 함께 중저가 태블릿 신제품을 공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와 국립전파연구원 등을 통해 ‘갤럭시탭S9 팬에디션(FE)’의 기본형과 상위모델(플러스)로 알려진 모델 2종의 국내외 전파인증을 받았다. 전파인증은 통상 전자제품의 출시에 임박해 이뤄지는 절차다.
FE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고급형 스마트폰(갤럭시S)과 태블릿(갤럭시탭S) 대비 사양과 가격을 낮춘 중저가 제품군으로, 가격대가 더 낮은 A 시리즈와 비교하면 매스프리미엄(준고급형)에 더 가깝다. 업계와 외신은 갤럭시탭S9 FE가 스마트폰 ‘갤럭시S23 FE’와 함께 고급형 신제품 출시 이후인 올해 4분기에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출시된다면 ‘갤럭시탭S7 FE’ 이후 2년 만의 FE 신제품이 된다.
샘모바일 등 해외 IT전문매체들은 유출 정보를 인용해 갤럭시탭S9 FE의 가격이 전작 갤럭시탭S7 FE(529달러·70만 원)에 비해 크게 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갤럭시탭S9 FE 기본형은 600~700달러(약 79만~93만 원)대 가격이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탭S9 FE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두뇌칩)로 스마트폰 ‘갤럭시 퀀텀4(A54)’에도 들어간 자체 개발 ‘엑시노스 1380’을 탑재하고 10.9인치 크기 액정디스플레이(LCD), 6GB램 메모리와 128GB 저장용량(최저사양 기준)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역시 다음 달 열리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스마트폰 ‘아이폰15’ 시리즈와 함께 ‘아이패드 미니 7세대’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부 IT 팁스터(유출 전문가)와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출시된다면 역시 2021년 6세대에 이어 2년여 만의 아이패드 미니 신제품이다. 아이패드 미니는 작은 화면과 고급형 AP를 탑재해, 대화면의 활용성을 포기하는 대신 휴대성과 성능을 내세운 라인업이다. 6세대는 8.3인치 화면, 함께 출시됐던 스마트폰 아이폰13 시리즈와 동일한 ‘A15 바이오닉’ AP를 탑재하고 애플펜슬을 지원했다. 출시 당시 가격은 최저사양인 와이파이, 64GB 기준 64만 9000원이었다.
갤럭시탭S9 FE와 아이패드 미니 7세대가 예상대로 시중에 나온다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2년 만에 중저가 태블릿 시장에서 신제품을 들고 맞붙게 된다. 비교적 수요를 유지하는 교육용 태블릿 등으로 활용 가능한 중저가 신제품이 나온다면 올해 들어 크게 위축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에도 한층 유리해진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라이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약 3102만 대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0.6% 줄었으며 특히 삼성전자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커, 같은 기간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는 14.9%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