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분기 성장세를 회복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연방통계청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분기 GDP 성장률이 -4.5%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번 2분기 성장률은 블룸버그가 조사한 시장 예상치(3.9%)를 1%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이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 이후 러시아 경제가 장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러시아의 성장률 반등은 국방비 지출이 늘면서 산업생산이 증가하고 사회적 지원 지출 증가 및 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소비자 수요가 탄력을 받은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러시아 금융그룹 BCS파이낸셜의 나탈랴 라브로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경제가 올해 2% 성장하고 내년 중반이면 전쟁 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모병 활동 강화가 노동력 부족을 심화하면서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루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도 커지고 있다. 루블화는 이날 1달러당 99루블로 100루블에 육박하는 등 올해 들어 가치가 25% 하락했다.
알렉세이 자보트킨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라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미 지난달 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8.5%로 인상한 바 있다. 서방의 러시아산 유가상한제 도입으로 에너지 수출액이 줄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