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보증을 서주는 신용보증기금의 내년 보증 부실률이 4%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반복된 만기 연장 등의 조치로 수면 아래 있던 중소기업의 부실이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보가 부실률 증가에 따른 변제 부담이 늘면서 중기 보증 규모를 줄이기로 한 터라 기업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신보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3~2027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신보의 일반보증 부실률은 내년에 4.2%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예상 부실률 3.9%보다 0.3%포인트 높다. 부실률이 4% 선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의 여파가 이어지던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일반보증은 신용이 부족한 중기나 벤처기업이 은행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보증을 서주는 신보의 핵심 사업이다. 연체 발생 등 채권이 부실 처리되면 신보가 은행에 돈을 대신 갚는다. 전체 보증 잔액 규모(약 62조 원)를 감안하면 내년 전체 부실액은 2조 6956억 원으로 올해보다 2000억 원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부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에 신보가 부실이 발생한 기업 대신 갚아야 하는 대위변제액도 2조 4868억 원으로 올해보다 1400억 원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불어난 변제 부담으로 신보의 재무 상황은 빠르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보의 부채비율은 올해 최대 46%에서 내년에 54.8%로 올라선 뒤 2027년 86.6%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보는 급등하는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보증 총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신보가 중소기업 대출의 보증 규모를 축소할 경우 은행의 중기 대출 규모도 함께 감소해 자금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신보 관계자는 “복합위기 등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까지 보증 확장 기조를 유지한 후 2025년부터 보증 규모를 점진적으로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