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가 4000억 원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는 티켓판매액 기준 5000억 원 이상의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페라의유령을 비롯한 글로벌 대작이 하반기에도 줄줄이 공연을 예정하고 있는 데다 대형 제작사는 창작 뮤지컬 초연작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뮤지컬 관람객은 738만 명으로 총 425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2018년(3673억 원)보다 1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 상승의 배경은 코로나19로 닫혔던 극장의 문이 다시 열린 덕분이다. ‘보복 소비’ 분위기로 잠재된 수요가 몰리면서 전례 없던 기록을 세웠다.
시장에서는 올해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이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유는 지난해와 다르다. 우선 올해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대작 뮤지컬이 일제히 막을 올렸고, 하반기에도 개막을 예정하고 있어 뮤지컬 관람객의 저변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대표적 사례가 스테디셀러 ‘오페라의 유령’이다. 상반기 부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오페라의 유령은 최근 서울 공연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0월에는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은 전설의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부산에서 공연된다. 2013년 부산 초연 당시 연일 매진 기록을 세우며 큰 인기를 모은 작품인 만큼 뮤지컬 애호가들의 기대가 크다. 국내에서 대중적 인기를 모은 ‘레베카’는 옥주현, 신영숙 등 뮤지컬 톱 스타를 앞세운 캐스팅으로 이달 19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쟁쟁한 작품이 하반기에 연이어 막을 올리면서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쉴 틈이 없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창작뮤지컬도 대거 초연을 예정하고 있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일 테노레'는 CJ토월극장에서, 일본 만화 원작의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모두 12월에 개막한다.
과거와 달리 올해 공연 작품이 모두 내로라 하는 톱 스타를 앞세운 대형 작품인 만큼 티켓 가격은 여전히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티켓값이 비싸도 관람객 수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 규모는 올해도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티켓 가격이 19만 원까지 올랐지만 인기 작품은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며 “보복 소비에서 벗어나 시장에 관람객 층이 넓어지고 두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