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치솟은 소금 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천일염 비축 물량을 방출했지만 최근 집중 호우로 생산량이 쪼그라든 탓이다. 정부는 조만간 천일염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재기 단속과 모든 염전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 시행 등 대응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소금 소매가격은 이달 14일 기준 5㎏당 1만 3203원으로 일주일 전(7일·1만 2648원)보다 약 4.4% 올랐다. 1년 전(1만 1155원)과 비교하면 약 18.4% 높다. 굵은소금 평년 가격이 5㎏당 8078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소매가는 상당히 높다.
소금 값이 치솟은 것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천일염 가격은 올 6월께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가 올여름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점으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코앞에 두고 천일염을 미리 사두려는 소비자가 늘며 천일염 값도 덩달아 뛴 것이다. 굵은소금 소매가는 올 6월 한때 5㎏당 1만 5000원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당시 일부 유통 업체에서 천일염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소금 값을 잡기 위해 올 6월부터 이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천일염 비축 물량을 방출했다. 그럼에도 아직 큰 효과는 없는 셈이다. 이에 해수부는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불거진 6월부터 최근까지 마트 등 유통 업계와 가격 안정을 위한 실무 협의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 등 악재가 겹쳐 (천일염)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향후 가격 동향에 따라 비축 물량을 추가 방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 천일염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연내 모든 염전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근 일본 활어차에 대한 방사능 분석 검사를 확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다음 달부터 일본 활어차 방사능 검사 횟수를 기존 분기당 10대에서 월 70대로 대폭 늘리는 방안이다. 매년 부산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일본 활어차는 2000여 대에 달한다. 원안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