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불안으로 외국인들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2500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76%, 2.59% 하락해 2525.64, 878.29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경기 부진 우려 속에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세도 이어지며 코스피에서 14억 원, 코스닥에서 1600억 원을 팔아치웠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중국 이슈로 단기 급락한 두 번의 사례와 이번 사태가 동일하다는 것과 최근 코스피 고점이 2667임을 고려했을 때 단기 지지선은 2470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5년 8월 11일 중국 경기 둔화와 위안화 평가절하로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락하면서 코스피도 2주간 7.8% 하락했다. 이어 지난 2021년 9월 28일 중국의 헝다 채무불이행 사태 당시에도 2주간 코스피는 7.4% 떨어졌다.
김 연구원은 “기업 이익의 증가분만으로도 코스피 2500은 지지 대상”이라며 “중국발 악재로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500을 하회할 수 있으나, 장기간 머무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중국 정책당국자들의 명확한 정책 대응이 나올 때까지 하방 위험이 지속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전날 급락으로 올해 상승 추세의 저점 연결대를 하향 이탈하면서 지지선 설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코스피 하락률은 지난 헝다 사태가 불거진 2021년 9월 당시 하락률과 유사한 4% 수준”이라며 “컨트리가든이 헝다에 비해 매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하락 폭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 단기 저점을 2400 중후반으로 예상하면서 ‘국민주’ 삼성전자(005930)는 6만 30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변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다시 꺾인다고 가정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 감산 발표 당시의 주가 6만 3000∼6만 5000원 수준이 단기 바닥일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 감산 당시의 코스피를 고려하면 대략 2460∼2550 수준이 단기 저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