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NFT) 생태계에서 폴리곤이 이더리움에 이어 2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거래액으로 보면 이더리움에 훨씬 못 미치지만 거래 건수는 이더리움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산딥 나일왈 폴리곤 공동 창업자는 트위터에 “폴리곤 체인이 NFT생태계서 처음으로 최근 30일 간 누적 거래량 측면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경쟁자였던 솔라나를 확실히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NFT는 다양한 체인에서 발행될 수 있다. 이더리움은 초기 NFT 생태계가 꽃피운 체인이지만 가스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폴리곤, 솔라나 같은 체인이 앞다퉈 등장했다. 솔라나는 한때 NFT 마켓플레이스 매직 에덴의 흥행 등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 FTX 파산 사태가 불거지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솔라나는 FTX 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의 투자를 받는 등 FTX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솔라나가 강력한 성장 동력을 잃고 주춤하는 새 폴리곤은 빠르게 치고 나갔다. 스타벅스, 레딧, 아디다스, 나이키 등 다양한 웹2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며 세를 넓혔다. 게임사와도 적극 협력하는 모습이다. 유튜브 게임 헤드 출신의 라이언 와이어트(Ryan Wyatt)를 지난 2021년 9월 폴리곤 랩스 CEO로 앉히며 게임 산업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행보는 국내에서도 두드러진다. 네오위즈, 넥슨, 네시 삼십분 자회사 디랩스 등이 폴리곤과 손을 잡았다.
나일왈 공동 창업자는 “폴리곤 기반 게임 등에서 많은 NFT 거래가 신용카드로 이뤄진다”면서 “온체인에 반영되지 않는 데이터까지 대시보드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폴리곤에서 이뤄지는 NFT 거래는 훨씬 많은데, 온체인에 데이터가 모두 기록되지 않았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트랜잭션 수로만 따지면 폴리곤에서 발생한 건수가 이더리움보다 3배 많다”면서 “이는 가상자산의 궁극적 목표인 소액 트랜잭션이 대량 발생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폴리곤 체인은 이더리움에 비해 가스비가 저렴하기에 사람들이 수수료 부담 없이 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은 고무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폴리곤도 마냥 꽃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니다. 한때 솔라나 대표 인기 NFT 프로젝트로 꼽혔던 y00ts는 올해 초 폴리곤으로 이전하며 폴리곤 재단으로부터 300만 달러(약 40억 원) 보조금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10일 y00ts는 보조금을 반환하고 폴리곤 대신 이더리움을 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이더리움으로 이전했던 디갓(Degods)과 커뮤니티를 합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인베이스가 내놓은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 ‘베이스(Base)’도 폴리곤의 새로운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 베이스는 폴리곤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해결하고자 출시된 체인으로, 코인베이스라는 막강한 기업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에 힘입어 코카콜라 등이 최근 베이스 체인을 기반으로 NFT를 출시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NFT 생태계에서 어떤 체인이 우위를 점할지 지켜볼 일이다.